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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매디(마이 매디 다이어리)39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아파트에 살고 싶어요!)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은 이사를 너무나 하고 싶다, 라는 것.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반지하에 아주 작은 원룸. 그래도 신축이고, 주방(이라고 하기에도 웃기지만 어쨌든)이 다른 원룸에 비해 잘 나왔기 때문에 선택을 했었더랬다. 공동현관비번에 나름 주택가의 메인 도로에 집이 있다는 것도 이 집을 고른 이유 중 하나였다. 사실 좋은 점이 참 많은 곳이다. 신축에 내가 첫 입주자인 것도 그랬고, 직장까지 걸어서 출퇴근이 가능하단 것도 그랬다. 집 주변에 빨래방이며 커다란 시장, 편의점까지 완벽했고,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는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가는 마을 버스도 다니는 그런 곳. 문제가 있다면, 나는 평생을 아파트에서 살았고, 그것도 5층 밑으로는 살아본 적이 없는 애였으며, 대학 시절에도 자취 한 번 하지 .. 2021. 4. 15.
아아아아아아 아버지의 된장찌개! (feat.차돌박이) 오늘 아빠가 차돌된장찌개를 끓여주셨다. 토요일, 고기가 먹고 싶다던 내 말에 부모님께서 당장에 사오신 소고기들(등심, 차돌박이, 갈비살)을 신나게 구워먹고 조금 남은 것들로 알차게 끓인 것이었다. 무, 호박, 표고버섯, 청양고추, 그리고 화룡점정, 차돌박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토록 평범한 재료들이 만나(물론 차돌박이는 범상치 않은 재료이긴 하지만) 엄청난 요리가 되는 것은. 차돌된장찌개 하면, 지금껏 가장 먼저 떠오르던 건, 나의 오래된 남자친구와 파주엘 갈 때마다 꼭 방문하는 고깃집의 차돌된장찌개였다. 아주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그 가게는, 커다란 가게 규모에 비해 갈 때마다 한산 했더랬다. 신기한 건 나름 파주 맛집이라서 꽤 소문난 곳이었는데, 늘 그렇게 우리가 갈 땐 사람이 없었더랬다. 어.. 2021. 4. 12.
모동숲에 진심인 편(포켓 캠프 사랑해요) 요즘 새롭게 푹 빠진 모바일 게임이 하나 있다. 이름하야 . 친한 지인이 한창 닌텐도로 을 하던 걸 어깨너머로 보면서 '나도 닌텐도를 사고 싶다, 사야 하나' 고민하던 걸 떠올리면, 내가 여기에 빠지게 된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이 낭낭히 녹아있는데다가, 엄청난 디테일이 살아있는 모동숲은 중독성이 어마어마했다. 덕분에 게임의 ㄱ자도 몰랐던 내 지인이, 처음으로 그걸 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알았다고 유레카를 외쳤더랬다. 그러니, 이미 게임의 맛을 알고 있는 나한테는 어떻겠느냔 말이다, 너무나 맛있는 음식을 눈 앞에 두고도 못먹는 격이었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 맘씨 고운 나의 지인이 내게도 여러번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어차피 그 섬은 나의 섬이 아닌 걸...? 그래서.. 2021. 4. 8.
내 발목, 화이팅 (새로운 기기 체험, MRI) 병원을 바꿨다. 직장 근처의 작은 병원엘 다녔었는데, 저녁형 인간인 나에겐 출근 전에 한시간 일찍 나와 병원엘 가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렇게 하다보니 자연스레 피곤이 누적, 끔찍한 다래끼까지 겹치는 사태가 발생해버렸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 아침, 본가 바로 앞의 큰 병원을 다니기로 했다. 실비 보험 하나 없는 내게 주기적인 병원 방문은 그야말로 생돈을 공중에 휘날리는 것과 같았다. 주사 치료에 레이저 치료, 충격파 치료까지. 동네 병원이었지만 나름 할 건 다 했더랬다. 그래도 다행인 건 모든 치료가 효과가 있었고, 여전히 통증이 있지만 많이 호전되었다는 것. 물론 그 과정 중엔 반깁스부터 교정기, 마지막 보호대에 이르기 까지 험난한(?) 여정이 있긴 했다. 여하튼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 2021. 4. 6.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오늘 퇴근 무렵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본가엘 가기로 한 날인데, 먼 거리를 가던 도중 아프면 어쩌나, 살짝 걱정이 될 정도로.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복통이었다. 아침엔 디카페인 커피와 유산균을 먹었고, 점심엔 1인 보쌈을 주문해 먹었다. 중간중간 간식으로 과자와 딸기를 먹은 게 전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고, 배는 계속 꾸루룩 거렸다. 몸이 부쩍 피곤함과 지침을 호소하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돌이켜보건대 작년이 문제였다. 그 전까지는 피곤해도 그냥 ‘아, 나 좀 피곤하네’였는데 요즘은 ‘아, 나 몸이 망가졌네’라는 생각이 부쩍든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었던 작년, 플러스 올해 초 심하게 다친 발목으로 운동량은 더더욱 줄었고, 지금 몸 상태는 정말 최악이다. .. 2021. 4. 5.
My precious eyes!! (골룸 톤으로) 나는 아무 의미 없이 가끔 사람들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 -너는 네 신체 부위 중 어떤 부분을 잃으면 가장 슬플 것 같아? 그럼 놀랍게도 정말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다리를 말하는 사람도 있고, 손을 말하는 사람도 있으며, 귀나 코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 나는 늘 같은 답변이다, ‘눈’. 내게는 눈이 너무나 소중하다. 작고 소중한 나의 안구 두짝. 얼마 전 티비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가, 수술에 사용되는 주사액에 곰팡이균이 있어 사람들의 눈에 곰팡이균이 퍼졌고, 이로 인해 실명, 혹은 안구 적출까지 해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나아지려고 받은 수술이었는데, 오히려 더 심각해져버린 것. 게다가 그 중엔, 20대 청년도 있었는데, 그는 시력 교정을 위해 렌즈 삽입술을 받았고, 그 때 사용한 .. 2021. 3. 31.
그리운 나의 밤공기 (저녁형 인간의 하소연) 하루종일 뒹굴거리다보니 휴일 중 절반이 소멸, 일요일과 월요일 휴무 중, 일요일이 깔끔하게 사라졌다. 눈 뜨자마자 점심 먹고 티비보다가 급 쏟아지는 잠에 해 질 때까지 또 자고는, 8시가 다 되어 다시 일어나서 씻고, 10시쯤 늦은 저녁을 먹고는 지금. 역시 나는 죽었다 깨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기는 글렀다. 그렇다고 아침 시간을 싫어하는 건 아니고, 굳이 꼽자면 새벽 6시에서 7시 사이의 이른 아침을 좋아한다. 햇살이 자그마한 보석처럼 쏟아지고, 고요한 가운데 새 소리가 울리는, 약간 찬공기에 살짝 안개가 드리워 코로 공기를 들이마시면 온 몸이 상쾌해지는 것 같은, 그런 아침을 좋아한다. 어른이 되고나서는 자주 겪는 아침은 아니지만, 어쩌다 만나게 되는 날엔 뭐든 잘될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울렁임이 가득.. 2021. 3. 29.
평범한 왕, 루이 14세의 매력에 빠지다(+좋은 작가는 공평하다) 최근까지 나는 영드 에 푹 빠져있었다.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을 짓던 시기를 그려낸 작품으로, 상당히 선정적이며 폭력적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드라마에 푹 빠졌던 이유는, 아주 밀도 높게 만들어졌기 때문.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으며, 실제 역사를 흥미롭게 잘 녹여낸 작품이었다. 특히나 등장인물끼리의 대화를 볼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작가의 필력이 엄청나다고 느꼈더랬다. 대화의 구성이 아주 치밀하고 빈틈이 없는데, 그렇다고 속도감이 느껴지거나 부담스럽지 않은데다, 은유와 비유가 정말 많이 쓰였는데도 전혀 그 표현들이 억지스럽지 않았다. (간혹 명언집인지 드라마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쓸데없는 허세 대사를 남발하는 작품들이 있다. 그런 걸 보고 있다보면 어느새 두통이 밀려온다.) .. 2021. 3. 27.
원룸 한켠에서 인류애를 외치다 (feat. The Origin of Love) 나는 요즘 우리 사회에 인류애가 상실되어 가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아마도 내가 그걸 자각하기 시작한 건, 페미니즘 문제가 한창 대두되기 시작할 때. 그렇다고 내가 여성 인권에 관심이 없다던가, 성차별에 대해 민감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남성과 여성, 딱 이분법적으로만 세상을 나눠 생각하는, 남성 혐오 혹은 여성 혐오, 각종 혐오주의자들이 수면 위로 너무 당당히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 불편할 뿐이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이듯, 싫어하는 것도 자유인 건 명확하나, 늘 문제가 되는 건, 그걸 타인에게도 함께하길 강요하는 이들이다. 혹은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해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이들은 자신의 불호를 한.. 2021.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