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롭게 푹 빠진 모바일 게임이 하나 있다. 이름하야 <동물의 숲 포켓 캠프(이하 포켓 캠프)>. 친한 지인이 한창 닌텐도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을 하던 걸 어깨너머로 보면서 '나도 닌텐도를 사고 싶다, 사야 하나' 고민하던 걸 떠올리면, 내가 여기에 빠지게 된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이 낭낭히 녹아있는데다가, 엄청난 디테일이 살아있는 모동숲은 중독성이 어마어마했다. 덕분에 게임의 ㄱ자도 몰랐던 내 지인이, 처음으로 그걸 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알았다고 유레카를 외쳤더랬다. 그러니, 이미 게임의 맛을 알고 있는 나한테는 어떻겠느냔 말이다, 너무나 맛있는 음식을 눈 앞에 두고도 못먹는 격이었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 맘씨 고운 나의 지인이 내게도 여러번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어차피 그 섬은 나의 섬이 아닌 걸...? 그래서 몇 번 섬을 돌아보고, 구멍 좀 파보고, 열매 따다가, 낚시 몇 차례 해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었다.
그리고 모동숲을 잊고 지내던 어느날, 함께 일하게 된 귀여운 신입직원이 포켓 캠프를 전파했다. 세상에. 그 순간 그녀에게서 광채가 살짝 보인 것 같았다. 그토록 하고 싶어했던 동숲이다! 나는 그 자리에서 앱스토어를 들어가 포켓 캠프를 다운 받고 게임을 시작했다. 내 캐릭터를 만들고, 내 캠프를 꾸미고, 내 동물들을 데려오는 재미란, 정말이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동물들은 개, 고양이, 토끼, 곰 같이 친숙한 것들부터, 개미핥기, 참새, 고릴라 처럼 캐릭터로 생각해내기 쉽지 않은 것들까지 아주 다양하다. 각각의 동물들은 저마다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캐릭터와 일맥상통하는 말버릇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문어 중엔 <탁호>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있는데, 생긴 외향이 딱 타코야키다. 녀석의 말버릇은 그래서 ‘야끼’다. 와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소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이 모여 거대한(?) 모동숲 게임의 매력을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실의 시간과 게임 속의 시간이 동일하게 흘러간다는 것. 그래서 현실이 오전이면 게임 속에서도 모든 캐릭터들이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한다. 배경이 변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 오후의 해가 지는 노을진 하늘의 모습이나, 보랏빛으로 물든 강물의 색깔은 정말이지 놀랍다.
지인이 하는 모동숲을 옆에서 볼 때도 느꼈고, 내가 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정말이지 이 게임은 아주 빈틈없이 꼼꼼하게 잘 엮었단 생각이 든다. 어느 것 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을 정도. 이런 게 없나, 싶으면 이미 있고, 이렇게도 할 수 있나, 싶으면 정말 가능하다. 오히려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을 유저들끼리 탐정처럼 찾아내는 게 또 하나의 묘미일 정도.
현실을 잊기 위해서 가장 치밀하게 현실 같이 꾸며진 곳으로 도피한다는 것이 때론 소름 돋기도 한다. 일본에선 이 게임을 힐링 게임으로 출시했다는데, 한국 사람들은 여기에서도 치열하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벌고, 더 나은 옷을 갖춰입고, 더 괜찮은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일을 한다. 심지어는 게임 속 시간을 조정해가면서 게임을 한다. 말장난 같지만 정말로. 실제로 수많은 유저들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그렇게 플레이하는 게 또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내가 모동숲과 포켓 캠프에 매료된 가장 큰 이유는(내 기준) 바로 ‘모으는 재미’였다. 모동숲 주민들, 그러니까 동물들은 1년 365일을 기준으로 하는 생일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말인 즉슨, 최소 365마리의 동물들이 게임 캐릭터로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그 동물들을 모두 모아볼 수 있다는 것. 마치 어릴 때 포켓몬 빵을 사먹고 책받침 한가득 띠부띠부실(포켓몬 스티커)을 한가득 모았던 것처럼, 얘네들을 다 모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포켓 캠프는 동물들이 랜덤하게 끊임없이 내 캠프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기존 모동숲보다 훨씬 쉽게 캐릭터들을 모을 수 있다.
나이 서른이 훌쩍 넘게 먹고는 게임 타령하는 것이, 그것도 핸드폰 게임 타령하는 것이 웃겨보일 수도 있겠지마는, 한 번이라도 접속하게 된다면 그 매력에 당신도 분명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심즈와 포켓몬 스티커 수집 그리고 귀여운 것, 이 세 가지를 좋아했다면, 혹은 좋아한다면 무조건. 무조건 당신은 이 게임에 홀딱 반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이제 모바일 게임이라니, 더더욱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와 누웠고, 포켓 캠프를 연다.
들어가면 귀여운 나의 친구들이 캠핑장에서 나를 맞이할테니까.
오늘도 이만, 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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