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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매디(마이 매디 다이어리)

<아몬드> 손원평 지음, 창비 출판사 _ 2부 필사

by 김매디 202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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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은 여전, 새로운 등장인물 등장. 약간 <운명적 만남으로 인연 잇기> 다소 억지(?) 인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알고 봤더니, 네가 걔였어?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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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손원평 지음, 창비 출판사 _ 1부 필사

인더숲을 보고 있는데, 남준이랑 윤기가 책을 읽고 있었다. 근데 뭐지, 묘하게 표지가 익숙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네?’ 출간되었을 때 사놓고 여지껏 읽지 않았던 <아몬드> 였다. *알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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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72페이지 ~ 73페이지

-방학이라 아르바이트하는구나. 할머니는 어디 가셨니?
-죽었어요.
아주머니의 입이 벌어졌다. 그녀는 눈썹을 강하게 찌푸렸다.
-네 나이 때 그런 농담도 한다는 건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할머니가 어떻게 생각하시겠니.
-진짠데요.
아주머니는 팔짱을 끼더니 언성을 높였다.
-그럼 말해 보렴. 언제 어떻게 돌아가셨다는 거니.
-칼에 찔렸어요. 크리스마스이브 날에요.
-세상에......
그녀가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뉴스에 나온 그 일이구나. 하늘도 무정하시지......
아주머니가 성호를 긋고는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 내게서 무언가가 전염되기 전에 얼른 피해야 한다는 듯이. 나는 그녀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요. 계산 안 하셨어요.
아주머니의 낯빛이 붉어졌다.

85페이지

전날 담임이 내게 뭘 도와줄까 물었을 때 괜찮다고 말한 건 잘못된 답이었다.
-신경 꺼 주시는 게 돕는 거예요.
라고 말했어야 맞다.

90페이지

박사의 말대로 평범하다는 건 까다로운 단어다. 모두들 ‘평범’이라는 말을 하찮게 여기고 쉽게 입에 올리지만 거기에 담긴 평탄함을 충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게는 더욱 어려운 일일 거다. 나는 평범함을 타고나지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비범하지도 않으니까. 그 중간 어디쯤에서 방황하는 이상한 아이일 뿐이니까. 그래서 나는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평범해지는 것에.

108페이지

사람들은 남 얘기를 할 때 자기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자주 잊어버린다. 말하는 사람은 작게 말한다고 생각해도, 그 말들은 대부분 여과 없이 다른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밥을 먹는 내내 곤이에 대한 얘기가 공중에 떠다녔다.

150페이지

-말로 하긴 힘든데..... 그러니까, 브룩 실즈는 젊었을 때 알고 있었을까? 늙을 거라고. 지금이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이 들어 있을 거라는 거. 늙는단 거, 변한다는 거, 알고는 있어도 잘 상상하진 못하잖아.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 어쩌면 지금 길 가다 보는 이상한 사람들, 그러니까 뭐 지하철 안에서 혼자 중얼대는 노숙자 아줌마라든가, 무슨 일을 겪은 건지 다리가 양쪽 다 없어서 배로 땅을 밀면서 구걸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도 젊었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
-싯다르타도 너랑 비슷한 고민을 하다가 왕궁을 나왔대.
-싯..... 누구지? 많이 들어봤는데.
이 대목에서 말문이 막혔다. 간신히 곤이의 신경을 돋우지 않을만한 답을 생각해 냈다.
-있어, 좀 유명해.

브룩 실즈(Brooke Shields). 미국의 배우이자 모델, 제2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엄청난 미녀였다고 한다. 사진을 보는 순간 <스킨스>의 카야 스코델라리오와 <해리포터>의 엠마 왓슨, 그리고 <트와일라잇>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이 셋이 한 번에 떠올랐다.


154페이지

-그래. 의사들이 그렇대. 타고났대.
사이코패스.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이 나를 놀릴 때 쓰던 대표적인 단어다. 엄마와 할멈은 길길이 뛰었지만 사실 나는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다. 나는 진짜 그런 건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죽여도 죄책감이든 혼든이든 아무것도 못 느낄 테니까. 그렇게 타고났으니까.
-타고나?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재수 없는 말이야.
곤이가 말했다.

170페이지 ~ 171페이지

곤이는 그저 자신의 인생을 살았을 뿐이다. 버려지고 헤집어지고 때로는 지저분하다고 말하기에 충분한 인생을, 십육 년의 삶을 말이다. 나는 운명이 주사위 놀이를 하는 거라고 말해 주려다가 그만뒀다. 그거야말로 책에서 읽은 구절에 지나지 않았다.
곤이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단순하고 투명했다. 나 같은 바보조차 속을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세상이 잔인한 곳이기 때문에 더 강해져야 한다고, 그 애는 자주 말했다. 그게 곤이가 인생에 대해 내린 결론이었다.
우린 서로를 닮을 수는 없었다. 나는 너무 무뎠고, 곤이는 제가 약한 아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센 척만 했다.
사람들은 곤이가 대체 어떤 앤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단지 아무도 곤이를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171페이지 ~ 172페이지

나는 누구에게서도 버려진 적이 없다. 내 머리는 형편없었지만 내 영혼마저 타락하지 않은 건 양쪽에서 내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덕이었다.

172페이지

다큐멘터리에서 본 고래의 노랫소리 같기도 했고 그저 바람 소리나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 같기도 했다. 귓가를 떠돌던 엄마의 목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곧 엄마의 목소리를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내가 알던 모든 게 내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아몬드> 손원평 지음, 창비 출판사 _ 3, 4부 & 에필로그 필사 읽으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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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손원평 지음, 창비 출판사 _ 3, 4부 & 에필로그 필사

뒷심, 그게 살짝 부족한 느낌이라 아쉽다. 나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손원평 작가님도 그러했기에(물론, 이건 순전히 나의 생각, 내 느낌일 뿐) 더 아쉽게 느껴졌다. 다소 판타지 같은 결말, 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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