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의 명언 중엔, 그런 말이 있다.
-남들의 호감을 얻으려고 애쓰지 말아라. 남들의 호감을 얻으려다 자신에게 소홀해진다. 그러다보면 자꾸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된다. 남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에게 인정받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오늘따라 이 말이 아주 와닿는다. 일터에서 너무 내 사람이 아닌 이들에게 까지 마음 쏟지 말아야겠다. 내가 직장 사람에게 상처 받아 마음 아파할 때, 친한 동료는 이렇게 날 위로했다,
-내가 20을 줘도 그 20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왜 굳이 감정소모, 시간소모를 해. 1만 주어도 2를 주는 내 사람들이 있는데.
놀랍게도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상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그래, 어차피 내게 상처 준 그 사람은 내 사람이 아닌데, 굳이 내가 시간 들여 내 귀한 감정을 그 사람에게 쏟을 필요가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내 옆엔, 단박에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풀어주는 좋은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행복한 감정을 교류하는 시간만으로도 부족하니까 말이다.

얼마 전 또 다른 동료가 내게 <EQ의 천재들>이라는 동화 시리즈를 알려주었더랬다. 100개가 넘는 캐릭터들이 주인공인 이 동화는 제목부터가 아주 매력적이다. 자신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름들(예를 들면 먹보씨, 빨라양, 완벽씨, 정돈양 같은)이 바로 제목. 각자의 개성을 담은 캐릭터 일러스트도 함께 그려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귀여운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데, 대부분이 자신의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시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라는 것들이다. 이를테면 늦어양은 모든 면에서 늦은 사람이다. 때문에 음식 서빙도 할 수 없었고, 택시 운전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침내 그녀거 찾아낸 찰떡 직업은 바로 게을러씨를 위해 일하는 것!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나는 게을러씨는 늦어양이 천천히 요리를 해도 늦은 아침식사를 먹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요리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부분도 마찬가지. 이 얼마나 행복한 엔딩인가.
그 시리즈의 모든 이야기가 Love my self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말한다. 이 세상에 누구 하나 빛나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모두가 각자 제 자리에서 반짝반짝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매일 늦는 늦어양일지라도! 그래서 그 책을 읽고 있으면 기분이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었다. 책이 내게 말을 거는 느낌,
-매디야, 다 괜찮아, 다 잘하고 있어. 너는 너대로 잘 살고 있어.
라고 위로해주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이 전집을 모두 구매해서 책장에 가지런히 꽂아두고 우울한 기분이 들 때마다 한 권씩 꺼내어 보고 싶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원색 계열의 동글동글한 캐릭터들을 보는 순간부터 이미 기분이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오늘 다시 한 번, 얼마 전 읽었던 그 책들을 떠올리며, 그래, 내겐 이런 책들을 알려주고,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있었지, 라고 생각했다. 내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굳이 힘든 감정 소모, 시간 낭지 하지 말아야겠다. 내 시간과 감정, 정말 귀한 것이니까. 그런 곳에 아무렇게나 쓸 수 없다.
좀 더 나다워지는, 나다워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아야겠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내게 상처주는 사람들에게도 웃으며 재치있게 넘길 수 있겠지. (서른이 훌쩍 넘는 이 나이에도, 아직도 말이 어려워 고민한다.)
우리 모두 더욱 스스로를 아껴주고 지켜주자. 하나 밖에 없는 나 자신,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겠는가.
오늘도 이만, 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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