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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매디(마이 매디 다이어리)

다시 쓰는 이력서

by 김매디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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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다시 쓰는 이력서라니, 기분이 묘했다. 천천히 이력을 적어내려 가다보니 ‘아, 나 좀 열심히 살았네’, 싶었다.

직장에서의 이력도 그렇지만, 평소 취미로 해온 것들이 하나씩 흔적이 남아있어 나름 뿌듯한 느낌.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는 별개의 새로운 길을 간다고 생각했는데, 취미를 되짚어보니 그리 크게 다르지가 않았다. 덕분에(?) 살짝 용기를 얻었다.

사실 그랬다, 30대 초반에서 중반에 걸친 시기. 이 시기에 내 전문분야에서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 아예 새로운 직장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의 일을 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물론, 나 빼고 세상 모두가 도전을 외치고 있다지만 나는 쫄보라 일단 걱정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나를 오래 봐온 나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하나같이 내게 이직을 권유했다. 이직하기로 마음먹은 분야가 내게 너무나 잘 맞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걱정은 이만 어디든 집어넣고 어서 이력서를 쓰라며, 내 마음을 토닥여주었다. 나보다도 나를 더 잘 아는 내 사람들이 있어 쫄보는 이렇게 나름의 무모한 도전을 한다.

오늘의 점심. 치즈와 돼지고기, 파스타는 언제나 옳다.


이력서를 끄적이면서 이전에 해왔던 것들을 뒤적이고 있으려니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6년도 훨씬 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읽어내려가며 괜히 추억에 젖어서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이직하기 전에 쉬면서는 꼭 단편집을 완성하리라, 또 한 번 다짐을 했다. 일기도 좋지마는 역시 나는 상상하는 것이 더 좋다.

여하튼, 쫄보는 이력서 한 번 쓰기 어렵다. 고민을 작년 겨울부터 하고 겨우 올해 초 다짐해서 마침내 5월이 다 되어 완연한 봄이 오니깐 실천한다. 나 참. 이렇게 신중했던만큼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우선은, 멋진 이력서를 완성시켜 보아야지.

힘내자, 나 자신.
오늘도 이만, 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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