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아이를 위해 부모이기를 포기했다.
내 직업은 아이와 부모를 제 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기 딱 적합하다. 아이든 부모든 나와 긴 시간을 마주하진 않지만, 어떻게든 대화를 나누게는 되는데, 내가 가르치는 선생님도 아닐 뿐더러, 나누는 대화가 대개 돈과 직결된 부분이기도 하니, 언뜻언뜻 그들의 민낯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내 직업이 아주 재미지다. 굳이 이 직업을 어떤 테두리 안에 넣자면,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사실 나를 고용하는 고용주들은 내가 뛰어난 프로그래머이며, 꼼꼼한 회계사에, 감각있는 디자이너이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마케터이자, 친절한 상담사, 그리고 똑똑한 비서이길 바란다. 나는 그런 자리에 있다. 내 직업에 대해선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적어보려한다. 오늘은 내가 왜 부모가 되기를..
2020. 9. 12.